스킬 & 팁

39. 디자인 설명하기 ② (feat. 생활인의 시계)

전편의 와디에 이어 '얕고 넓게 짚어주기'계의 전문가를 또 한 분 모셔와봤다. 시계 리뷰어 '생활인'님이다. 아래 영상에서 5분 55초부터 8분 44초까지만 보면 됨. 스니커만큼이나 시계 역시 정해져 있는 요소들 안에서의 디자인 싸움이 치열한 분야다.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잘 하는 데에는 보통 타고난 감각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들 한다. 한편 어떤 대상을 잘 쪼개서 파악하는 일은, 관련된 재능을 타고 나지 않았다 해도 훈련을 통해 꽤 길러질 수 있다. 물론 잘 쪼개는 일로 디자인 결과물의 모든 면을 설명해낼 수는 없지만, 기획의 시선으로 디자인을 분석하고 토론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즐거움이다. - Watch Anatomy 이미지 출처(link)

스킬 & 팁 2023.11.20
38. 디자인 설명하기 ① (feat. 와디의 신발장)

저연차 기획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들 중 하나가 고객 앞에서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는 것 아닐까. "한번 쭉 보세요~" 할 수도 없고. "진짜 멋있죠?" 할 수도 없고. 뭔가 쓸모 있는 말을 해서 아무리 짧아도 3분에서 5분은 채워야 할 것 같은데 기타 등등.. 유튜버 와디(Wadi)가 스니커의 디자인을 말로 묘사하는 방식이 우리처럼 고난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가져와봤다. 일단 설명은 나중에 하고 영상 먼저 시청을. (1분 35초부터 5분 20초까지만 보면 됨) 이 분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스니커의 구성 요소별로 하나씩 짚어주면서 설명을 하는 것이 일단 기본으로 깔린다. 흔한 요소든 그렇지 않은 요소든 구분하지 않고 일단 얕고 넓게 쭉 훝어준다는 게 포인트다. (사람마다 ..

스킬 & 팁 2023.11.17
37. 남의 도움 잘 받기

주변의 도움을 잘 받을 줄 알면 많은 일들이 수월해지고, 같은 시간을 들여도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리고 도움 요청을 잘 한다는 것은 나의 상황을 상대가 돕기 쉬운 상황으로 잘 만드는 것. 이를 위한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추천하고 싶은 것은 대략 다음과 같은 방식이다. 일단 내 차원의 시도를 이것저것 해본다. 나보다 이걸 잘 할 것 같은 사람에게 간다. “내가 이번에 ★★한 걸 해내야 하는데, 그래서 일단 ##도 해보고 @@도 해봤는데 이게 최선인지 모르겠어. 혹시 시간이 되면 너가 좀 더 더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1)실제로 내가 먼저 해본 시도가 있고, 2)도움을 청할 때 내가 한 시도를 상대에게 알려주는 게 포인트다. 그게 포인트인 이유에는 '뭘 해보려고 하는 사람에게 더 돕고 싶은..

스킬 & 팁 2023.11.03
36. 내가 원하는 결론은 뭐지?

내가 원하는 바가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 나를 둘러싼 환경이 나에게 영향을 주는 것 사람들은 실제보다 전자를 과소평가하고, 후자를 과대평가한다. 그러니 업무를 할 때에 내가 원하는 결과를 생각해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 이건 프로젝트 초기 기획 단계에서 고객사에 질문지를 보내는 상황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고객사가 어떤 디자인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상황이다. 이때 우리는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로서, 질문지가 아직 오가지는 않았지만 '이번 작업은 OO한 방향으로 가면 좋겠군'이 어느 정도 그려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상황에서 흔히 우리는 우리의 가설과 의도가 고객사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그러면 우리가 던지는 질문에도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의도가 딱히 담기지 않게 된..

스킬 & 팁 2023.09.28
35. '저희' & '우리'

당연하지만 흔히들 실수하는 것. '저희'를 써야 할 때와 '우리'를 써야 할 때를 헷갈리지 않으면 좋겠다. 특히 일상에서 '우리'를 쓰는 것이 어울릴 때에 '저희'를 쓰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물론 '저희'가 '우리'의 높임말로 쓰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짐작은 된다. 단순히 정보 전달을 정확히 하자는 취지도 있지만, 그보다는 인상과 효과의 차원에서 더 큰 격차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새롭게 시작하려는 어떤 시도에 누군가를 초대해서 함께 해보자고 말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당신과 내가 포함된 이 그룹'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설득하고 좋은 미래를 제안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저희'를 쓰면 전반적으로 김이 팍 샐 수 밖에 없지 않을까? ..

스킬 & 팁 2023.09.21
34. 뭔가를 개선하고자 할 때 쓸 수 있는 약간의 꼼수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결국 같은 에너지가 드는 작업이어도 지금 그럭저럭 돌아가는 걸 더 잘 되게 만들자는 제안(Zero to Plus)에는 생각보다 덜 반응하고, 우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문제가 있으니 이걸 해결해야 한다는 제안(Minus to Zero)에는 상대적으로 더 잘 반응한다. 그래서 만약 당신이 결국 원하는 것이 Zero to Plus인데 상대의 저항이나 혼란이 예상된다면 상대로 하여금 논의 주제가 마치 Minus to Zero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어서 진행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달성되지 않은 현재의 상황을 문제적 상황으로 잘 정의해서 설명하거나 자료로 만들면 된다. 물론 잘 못 하면 억지 논리임이 드러나서 역효과만 생기니 잘 해야 함. (우리 1~3년차 기획자 분들..

스킬 & 팁 2023.08.07
33. 떠오르는 대로 말해보기

기획자에게 있어 정보를 정리하고 정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기획의 초반 단계에 있어 이런 과정은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혼자서 생각하는 경우에도, 여럿이 함께 아이데이션하는 단계에서도 해당된다. 쓸 데 없는 잔가지를 다듬으려다 보면 나도 모르게 중심 가지를 쳐 내게 될 때가 있다. 이럴 땐 정리는 뒤로하고 두서없이 무작정 밖으로 꺼내보고 왜 그런 생각이 나왔는지 질문해 보자. 이것은 아직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고 맴돌던 무형의 것들을 유형의 것으로 정립하기 위함인데, 정리부터 하려다 보면 고민하던 본질보다는 정리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습관적으로 소위 있어 보이는 말을 하는 데에 신경을 쓰게 되고, 때로는 과정 없이 결론만 툭 내놓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내뱉고 고민해 본 결과가 비록 한 문장,..

스킬 & 팁 2023.07.20
32. 내가 당신이라면

'내가 너라면'의 표현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제가 매니저님이라면', '제가 만약 의사 결정권자라면' 등 다양하게 변용 가능.) 1. 부드러운 설득이 필요할 때 유용하다. (이건 결국 당신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 이 건에 대해 내가 이러자 저러자 크게 푸시하진 않을 건데, 일단 내 생각은 그렇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2. 생각해보면 프로젝트 과정에 하게 되는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은 나도 상대방도 아닌 제 3의 대상에 두고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이다. (이 디자인을 이렇게 할까요 저렇게 할까요, 이번 작업 일정을 요렇게 할까요 저렇게 할까요) 그래서 일에 대한 대화는 때때로 그 안에 속한 사람을 옅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가끔씩 "제가 만약 과장님이라면 저는 이렇게 할 것 같아요."와..

스킬 & 팁 2023.07.10
31. 용어의 통일

잘 티가 나지 않지만 소통비용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 중 하나가 프로젝트 중 양측이 사용하는 용어의 통일성 여부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드민이라고 부르는 것을 누군가는 '관리자 페이지'라고 부르고, 다른 누군가는 그냥 '관리자'라고 부른다. 가능하면 서로 통일된 용어를 사용하면 좋은데, 웹에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고객사가 우리의 용어에 맞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 우리가 상대에 맞추는 것을 권한다. 우리와 상대의 용어 차이를 관찰해서 상대가 사용하는 단어를 우리도 써보는 것. (이 관점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최악의 화법은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관리자'요? 아~ '어드민' 말씀하시는 거죠? '관리자'는 사람이니까요~") 누군가와의 대화가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들과의 그것보다 더 쾌적하다면,..

스킬 & 팁 2023.05.24
30. 업무와 별개로 공부를 반드시 해야만 할까? 해야 한다면 무엇을 얼마나?

기획자의 학습과 성장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고 사람이나 회사에 따라서도 다르겠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지금 하는 실무 경험을 내 자산으로 잘 남기는 것으로 충분하다'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사실 잘 남기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님) 물론 실무를 할 때 필요하면 책도 사서 읽고 강의도 들을 수 있겠지만, 혹시 내가 엑스트라로 시간을 내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지는 않은지 경계해야 함. '한 달에 책 10권 읽기' 같은 것은 본인이 정말 하고 싶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웬만하면 하지 않았으면 하고, 강의 또한 꼭 필요한 내용과 함께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요소들(ex: 이걸 듣지 않으면 넌 뒤쳐지게 될 거야)이 전략적으로 기획되곤 한다는 점을 알고 필요한 범위 안에서..

스킬 & 팁 2023.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