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 & 팁2023. 7. 20.

33. 떠오르는 대로 말해보기

기획자에게 있어 정보를 정리하고 정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기획의 초반 단계에 있어 이런 과정은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혼자서 생각하는 경우에도, 여럿이 함께 아이데이션하는 단계에서도 해당된다. 쓸 데 없는 잔가지를 다듬으려다 보면 나도 모르게 중심 가지를 쳐 내게 될 때가 있다. 

 

이럴 땐 정리는 뒤로하고 두서없이 무작정 밖으로 꺼내보고 왜 그런 생각이 나왔는지 질문해 보자. 이것은 아직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고 맴돌던 무형의 것들을 유형의 것으로 정립하기 위함인데, 정리부터 하려다 보면 고민하던 본질보다는 정리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습관적으로 소위 있어 보이는 말을 하는 데에 신경을 쓰게 되고, 때로는 과정 없이 결론만 툭 내놓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내뱉고 고민해 본 결과가 비록 한 문장, 한 단어로 압축될지라도 되도록 ‘난 이렇게 정리를 많이, 그리고 멋지게 잘했어!’보다는 ‘이런 다양한 고민 끝에 이런 결과가 나왔어’ 쪽이 더 좋겠다. 

 

이렇게 떠오르는 대로 내뱉다 보면, 툭툭 내뱉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단어와 문장 안에 본질이 발견되어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기도 한다.

 

by 홍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