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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기획자가 개입할수록 디자인이 노잼이 되는 상황들

거칠게 구분하면 기획자는 말과 글이 주 무기인 사람이고 디자이너는 일단 손을 움직여봐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디자인 피드백을 주고 받는 자리에서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서로 생각이 다른 경우, 보통은 말에 강한 기획자가 상대적 영향력을 가지기가 쉽다. 기획자의 직급이 더 높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고. 그리고 논의 자리에서 기획자가 그럴 듯한 피드백을 던지고 디자이너가 그것을 수용했다 해도 결국 그 피드백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는 디자이너가 손을 움직여 봐야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기획자가 너무 논리가 세고 말이 많으면 디자인이 노잼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그러니 기획자 입장에서는 확실해보이는 길이 있다 해도 나의 성공율이 100%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기획자..

스킬 & 팁 2023.03.05
24. 논의 자리를 준비할 때 멤버 구성에 대한 감각 가지기

논의가 잘 이루어지기 위해 그 자리에 필요한 사람이 꼭 와야 한다는 점은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불필요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점은 종종 간과되곤 한다. 적어도 바톤 내부의 논의자리에는 ‘그냥’ 참석하는 멤버가 없도록 하고, 참석해야 할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는 사람 중심으로 참석하도록 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논의에 자리에 와 있지만 발언도 기록도 하지 않는 관찰자로서 누군가 앉아있다 해도, 그 사람이 관찰을 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어야 하겠다.

스킬 & 팁 2023.03.05
23. ‘한 번에 0.5%씩,’의 느낌으로 일하기

잘 쓴 메일 하나, 잘 만들어진 문서 파일 하나가 전체 업무의 성과 안에서 가지는 각각의 기여도는 미미할 것이다. 한편 바톤 기획자의 업무 범위는 특정 구간에 집중되어 있는 디자인이나 개발과는 달리 최초 문의 응대부터 잔금 입금까지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있다. 그래서 기획자가 발휘하는 성과는 일상 업무의 매 순간에 0.5%, 1% 씩 조금 더 나은 시도를 아주 여러 번에 걸쳐 실행해서 전체에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일상에서 기획자가 전화, 메일, 문자, 미팅, 스프레드시트 작성 등을 하는 행위는 디자이너가 디자인 컨셉 시안을 만드는 행위와 본질적으로는 동일하다. 그러니 예를 들면 메일 쓰기와 관련해서도, 그냥 그런 메일과 잘 쓰여진 메일은 작지만 분명한 격차들을 만들어낸다는 감각을 가지는..

스킬 & 팁 2023.03.05
22. ‘협력하기’와 ‘대응하기’ 사이에서 균형 잡기

기획자로서 다양한 사람을 겪다 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방어적으로 대하게 되기 쉽다. 그리고 인간관계는 화학작용이기 때문에 이러한 우리가 그런 상태가 되면 그 인상은 어떤 식으로든 상대에게 전달된다. 기획자로서의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이 그런 상태가 될 수 있는 것이 어찌 보면 인간으로서 자연스럽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는 상대를 상호 협력하는 파트너로 리마인드를 해서 내면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스킬 & 팁 2023.03.05
21. 상대방이 바쁜 상태일 수 있다고 가정하기

상대방이 나와 일을 할 때에 가급적 시간과 에너지를 덜 쓰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어떤 자료를 보낼 때에 슬라이드로 보내는 것과 스프레드시트로 보내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상대가 쉽게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달지. 미팅을 갔을 때에도 도착 연락은 가급적 5분 전쯤에 하는 것이 좋다. 내가 미팅 자리의 호스트이고 5분, 10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일해야 하는 바쁜 하루를 보내는 와중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스킬 & 팁 2023.03.05
20. 다른 고객에 대해서는 가급적 언급하지 않기

이것은 다소 미묘하고, 개인에 따라 입장 차이도 클 수 있는 주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식당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는데, 그 식당 주인이 특정 손님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둔 것을 볼 때가 가끔 있다. 그것을 보는 우리는 그 피드가 그 식당의 비즈니스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기 쉽고. 여기서 좋지 않은 영향이 생기는 것은 식당 주인이 특정 손님을 ‘비난’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을이 (감히) 갑을 평가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령 그 식당 주인이 어떤 손님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해도, (험담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그 또한 역효과가 날 확률이 0%는 아닐 것이다. 칭찬 또한 일반적으로는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것이 익숙한 성격의 메시지이니까. 위의 이야기를..

스킬 & 팁 2023.03.04
19. 인터뷰시 마지막으로 해볼 수 있는 질문

프로젝트 초반의 고객사 인터뷰나 자문회의에서, 때때로 자리를 마치기 전에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혹시 예상하셨던 질문들 중에서 저희가 여쭤보지 않은 내용이 있을까요?” 이 질문에는 필요한 정보를 더 얻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기본적인 효과 외에도 아래와 같은 부수적인 효과가 있다. 바톤 혼자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최소한 이상의 준비를 해야 비로소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전제된 질문으로, 건강한 긴장감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것이 이후의 미팅들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객사 담당자가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미 이러한 질문에 대한 경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로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

스킬 & 팁 2023.03.04
18-1.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한 요청을 할 수 밖에 없을 때

때로 기획자가 너무 바빠서 충분히 확인을 하지 못한 채 디자인팀이나 개발팀에 요청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는 간단히 양해를 구하면서 불가피하게 불완전한 요청을 해도 괜찮다. ‘내가 지금 이러이러해서 놓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상의가 필요하면 얘기해달라’는 식으로. 바쁜 상황에 가끔씩 그런 일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서로 이해할 수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요청의 꼴을 다 갖추느라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

스킬 & 팁 2023.03.04
18. 방향성 중심 요청 vs 결과 중심 요청

기획자가 사내의 디자인팀이나 개발팀에게 전달하는 요청의 성격을 구분하는 여러 기준 중 하나는 그 요청이 방향성 중심인지 결과 중심인지 여부이다. 1. 방향성 중심 요청 어떤 문제가 발견되었고 기획자 스스로가 생각한 솔루션도 있지만 디자인팀이나 개발팀에서 더 좋은 솔루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경우 문제 상황 및 기획자 본인이 생각한 솔루션을 설명한 후 혹시 더 좋은 방식이 있다면 제안해달라는 내용을 함께 전달한다. 2. 결과 중심 요청 고객사의 분명한 요청 등의 이유로 인해 이미 무엇을 해야 할지가 결정되어 있는 이슈와 관련된 요청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획자가 원하는 결과만 정확하게 전달한다. 이때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그 솔루션 말고 다른 방식을 고민할 필요는 없나..

스킬 & 팁 2023.03.04
17. 관계의 실시간 온도에 대한 감각을 가지기

우리의 말과 행동의 표면은 상대와의 관계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때때로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눈으로 관계의 온도를 판단할 수 있다. 상대가 우리에게 제때 협조하지 못해 미안해하고 있는지 최근에 우리가 했던 어떤 실수로 인해 다소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보고 마음을 놓고 있는지 아니면 아직은 검증의 눈으로 보고 있는지 51:49 라도 굳이 아쉬운 쪽을 꼽자면 어느 쪽인지 관계의 온도가 차가운지 따뜻한지에 따라 우리 메시지의 톤과 매너, 타이밍 등이 달라져야 한다.

스킬 & 팁 2023.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