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 & 팁2023. 3. 5.

25. 기획자가 개입할수록 디자인이 노잼이 되는 상황들

거칠게 구분하면 기획자는 말과 글이 주 무기인 사람이고 디자이너는 일단 손을 움직여봐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디자인 피드백을 주고 받는 자리에서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서로 생각이 다른 경우, 보통은 말에 강한 기획자가 상대적 영향력을 가지기가 쉽다. 기획자의 직급이 더 높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고. 그리고 논의 자리에서 기획자가 그럴 듯한 피드백을 던지고 디자이너가 그것을 수용했다 해도 결국 그 피드백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는 디자이너가 손을 움직여 봐야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기획자가 너무 논리가 세고 말이 많으면 디자인이 노잼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그러니 기획자 입장에서는 확실해보이는 길이 있다 해도 나의 성공율이 100%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기획자의 직급이 더 높은 경우에는 작은 제스처에도 디자이너가 압력을 느끼고 기획자의 피드백을 일단 따라가려는 모드가 될 수 있으니 더 신경을 써야 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경험이 쌓일수록 더 어려워진다. 초심자일 때에는 기획자 스스로 디자인에 대해 잘 알지는 못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그로 인해 조심스러운 태도가 기본 장착되어 있는데, 경험이 쌓일수록 말과 글로 디자인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실력이 늘기 때문에 논의 자리에서 자꾸 그 능력을 써먹고 싶어지기 때문.